책소개
하이타니 겐지로의 단편 소설 모음집 《손과 눈과 소리와》의 개정판이다. 일본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재일동포의 설움을 담은 〈물 이야기〉, 오키나와(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으로, 민간인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일본군 또는 미군에 의해 사살되었던 슬픈 역사의 현장)의 고통을 잊고 사는 일본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손〉,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며 침략 전쟁을 일삼았던 일본 제국주의의 흔적을 더듬으며 쓴 〈눈〉, 언어 장애를 지닌 특수반을 맡은 교사의 눈을 통해 아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리〉, 학생들의 목소리가 교사에 닿지 않는 학교 현장을 고발한 〈친구〉등 다섯 작품은 작가가 말하는 생명의 본성인 ‘상냥함’이 짙게 배어 있다.이 책에 실린 다섯 단편은 하이타니 겐지로가 살다 간 세상,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다섯 개의 시선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제의 조선침략, 2차 세계대전과 오키나와 학살(반전과 평화), 기성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과 저항, 가난과 약함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 책으로 하이타니 겐지로를 처음 만나는 독자라면 그의 삶과 작품 세계로 들어가는 데 더없이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다섯 단편은 모두 작가가 오랜 교직 생활과 여행의 체험을 짙게 반영되어 있다. 또한 그의 다른 작품에서 만났던 주인공, 혹은 어느 장면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저자소개
어린이와 청소년 소설 작가.‘어린이’와 ‘문학’을 빼고서는 하이타니 겐지로를 이야기할 수 없다. 가난한 어린 시절, 작가를 꿈꾸던 하이타니는 교사가 되었다. 교사 시절 만난 아이들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말 그대로 ‘아이들에게 배운’ 것이다. 하이타니는 17년 동안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고, 아이들의 글을 엮어 『선생님, 내 부하가 되라』라는 책을 펴냈다. “내가 어떤 글을 쓰더라도 그 뿌리는 이 책에 있을 겁니다.”라고 작가가 말했듯, ‘그가 만난 어린이’야 말로 그에게 있어 문학의 원천이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문학을 이루는 한 축에 어린이가 있다면 또 다른 축에는 오키나와가 있다. 그는 형의 죽음과 교육 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오키나와로 떠난다. 작가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상냥함과 생명에 대한 존중 같은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겐지로는 1974년,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발표한다. 이 책은 발간과 동시에 소리 없이 전해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백만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또한 일본뿐 아니라 세계 어린이 문학사에서 의미 있는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태양의 아이』를 펴낸 뒤 1980년에 아와지 섬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자 1991년에 오키나와에 있는 작은 섬, 토카시키로 옮겨가서 살았다. 그리고 2006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으로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태양의 아이』, 『나, 이제 외톨이와 안녕할지 몰라요』,『바다의 노래』,『둘은 두 사람』,『큰 고추 작은 고추』, 『아이들에게 배운다』『유치원 일기』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