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임시 교사인 구즈하라 준을 통해 학교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간결하고도 힘 있는 문체로 묻고 있는 소설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진부한 가치를 강요하고 틀에 박힌 수업을 하는 교사들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휘두른다. 구즈하라 준이 맡은 교실은 학교에서‘문제아반’으로 낙인찍힌 3학년 3반. 그는 아이들을 어떤 선입견으로도 보지 않으려 애쓰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봄으로서 3학년 3반이 문제아반이 아닌, 그저 평범한 열다섯 살 소년 소녀들이란 걸 알게 된다(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대사처럼,“세상에 이상한 아이는 없다.”소설 속 아이들은 순수함과 되바라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아이의 이상형이 아닌, 우리들의 과거 속에, 현재에 들어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 섬세한 시선으로 교육의 현실을 그리면서 미래를 찾는 작가는 등장인물 모두를 가슴 벅차게 감싸 안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정작 성장하는 쪽은 아이들이 아닌, 구즈하라 준이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진정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고 새로운 눈으로 자립과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그의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 아이들을 믿는다면 아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 교육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
저자소개
어린이와 청소년 소설 작가.‘어린이’와 ‘문학’을 빼고서는 하이타니 겐지로를 이야기할 수 없다. 가난한 어린 시절, 작가를 꿈꾸던 하이타니는 교사가 되었다. 교사 시절 만난 아이들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말 그대로 ‘아이들에게 배운’ 것이다. 하이타니는 17년 동안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고, 아이들의 글을 엮어 『선생님, 내 부하가 되라』라는 책을 펴냈다. “내가 어떤 글을 쓰더라도 그 뿌리는 이 책에 있을 겁니다.”라고 작가가 말했듯, ‘그가 만난 어린이’야 말로 그에게 있어 문학의 원천이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문학을 이루는 한 축에 어린이가 있다면 또 다른 축에는 오키나와가 있다. 그는 형의 죽음과 교육 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오키나와로 떠난다. 작가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상냥함과 생명에 대한 존중 같은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겐지로는 1974년,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발표한다. 이 책은 발간과 동시에 소리 없이 전해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백만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또한 일본뿐 아니라 세계 어린이 문학사에서 의미 있는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태양의 아이』를 펴낸 뒤 1980년에 아와지 섬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자 1991년에 오키나와에 있는 작은 섬, 토카시키로 옮겨가서 살았다. 그리고 2006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으로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태양의 아이』, 『나, 이제 외톨이와 안녕할지 몰라요』,『바다의 노래』,『둘은 두 사람』,『큰 고추 작은 고추』, 『아이들에게 배운다』『유치원 일기』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