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자살 일기 - 풀빛 청소년문학 14
깊은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일기
주인공 미셰의 일기는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그가 자살을 생각할 만큼 깊은 우울함에 빠져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미셰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고 장애가 있는 친구를 맡아서 보살펴 줄 정도로 똑똑하고 사려 깊은 아이였다. 하지만 미셰의 글을 자세히 보면 차분한 문장 속에 그가 느꼈던 외로움과 두려움이 배어난다.
미셰에게 성장한다는 것은,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마치 바다 거북이가 저 먼 바다를 향해 가는 동안 겪게 되는 수많은 어려움과도 같았다. 바다거북이 본능적으로 바다를 향해 나아감을 알면서도 미셰는 말한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어떻게 알지.”라고. 미셰는 세상 밖에는 감당할 수 없는 두려운 일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미셰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도와달라는 신호조차 보내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놓아버린 것이다. 행간에 숨겨진 미셰의 심리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책에서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미셰’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더 많은 위로를 건넬 수 있을 것이다.